쓴 것

몽고반점 단상

無樂 2025. 1. 29. 16:59

인체의 항산화 방어 작용을 읽다가 인체 대사산물 일부는 항산화제로 작용한다는 부분이 나왔다. 빌리루빈이나 요산, 리포산 등은 인체 내에서 강력한 연쇄반응 차단 항산화제로 작용한다. 통풍 환자에게 체리가 정량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는데 체리에는 항산화물질이 풍부하다. 요산이 조직에 축적되면 결정화되어 면역반응을 일으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게 통풍인데 만약 통풍이 인체 내 항산화물질이 부족해서 생기는 증상이라면 항산화제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해도 효과가 있을 것이고 체리의 사례에서 보듯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

 

신생아 황달이 발생하는 이유는 보통은 신생아의 간기능이 미숙해서 일어나는 증상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진짜 이유는 신생아가 출생이라는 산화 스트레스를 막기 위해 늘어나는 빌리루빈이 피부에 쌓여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자궁에서는 태아는 직접 산소호흡을 할 필요가 없지만 출생으로 산소가 많은 외부 세계로 나오게 되면 당장 항산화제를 음식으로 섭취할 수 없어 방어수단이 빈약하기에 항산화제로서의 빌리루빈이 필요하다고 한다. 멍이 들어 흉한 색이 되는 것도 빌리루빈 때문인데 외상으로 혈액이 운반하는 항산화제가 접근하지 못할 때 산화 스트레스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산소를 이용함으로서 에너지 효율이 크게 높아졌고 덕분이 다세포 생물로 진화할 수 있는 동력이 되었지만 문제는 산소호흡으로 나오는 자유라티칼이 세포에 손상을 입힌다는 것이다. 세포는 위험한 자유라디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화되었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상당한 성공을 이루어냈다. 미토콘드리아는 양성자의 막전위를 이용해 ATP 즉 에너지를 생산하기도 하지만 짝풀림 현상으로 열을 생산하기도 한다. 이 둘은 공존할 수 없다. 인체 내에 에너지와 열을 생산하는 비율은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데 더운 열대지방에서는 열은 적게, 에너지는 많게 생산하는 쪽으로, 추운 지방에서는 열은 많이, 에너지는 적게 생산하는 쪽으로 조절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유전자가 열을 가장 적게 생산했다고 한다. 미토콘드리아가 환경에 적응한 방식은 인종에서 드러나는데 흑인들은 에너지 효율이 높아 고열량 식품을 섭취하면 대사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고 반면에 추운 지방에서 사는 인종들은 상대적으로 고열량 식품에도 대사질환에서 안전하지만 대신 남성불임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미토콘드리아가 열생산도 담당하기에 미토콘드리아가 풍부한 조직세포가 많을수록 열이 많이 발생한다. 근육은 산소를 많이 이용해야 해서 미토콘드리아가 많은데 근육이 많은 남성들이 더위를 잘 느끼고 근육이 적은 여성들이 추위에 약한 것은 이로 설명할 수 있다. 근육 외에도 열을 생산하는 인체 조직 중에는 갈색지방이 있는데 신생아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조직으로 성장하면서 점점 없어진다. 추운 곳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많고 열대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적은 조직이기도 하다. 추운 곳에 사는 사람들이 추위를 버티는 것도 갈색지방이 열을 생산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추운 곳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추위에 대응하기 위해 열생산을 많이 해야 하고 그만큼 산화 스트레스도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피하조직에 있는 갈색지방이 높은 열생산과 산화스트레스를 동시에 감당하려니 피하에 빌리루빈이 많이 쌓여 마치 멍처럼 보이는 현상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몽고반점이야말로 한국인이 한때 추운 곳에서 살았던 흔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