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와 그 경쟁자들(김홍표 저) p252~259 중에서
과당 대사와 포도당: 가장 안정한 것이 가장 안전한 것
화학적으로 어떤 당보다 안정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포도당이 생명의 기본 물질로 자라 잡았을 것으로 본다. 과당은 과일에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러한 이름을 얻었다. 포도당과 관련해서, 과당은 매우 재미있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바로 포도당 인산화효소(glucokinase) 활성을 증강시키는 과당의 역할 때문이다. 이 효소는 포도당 말고는 관심이 없지만, 포도당 대사 산물인 인산 포도당은 과당의 대사를 개시하는 데 필요하다. 따라서 과당과 포도당은 서로의 물질대사를 돕는다. 과당의 대사 효소인 과당 인산화효소는 오직 간과 정자에서만 많은 양이 발견된다. 이들은 대사 조절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과당이 간으로 들어오게 되면, 이 당은 바로 흡수되고 재빨리 대사된다. 반면 포도당이나 유당을 포함하는 탄수화물 대사는 엄격한 관리를 받는다. 세포는 에너지를 보존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과당이 간에서 해당 과정을 거친 다음에는 지방산 형태로 간에 저장된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과당이나 설탕은 지방의 합성을 촉진한다. 설탕을 많이 섭취하면 혈중 트리글리세라이드의 농도가 올라간다. 설탕의 소비는 혈중 지질 농도 밑 동맥경화와 정비례 관계다. 농업이 시작된 1만 년 전부터 전분은 주요한 에너지원이었다. 전문은 포도당이 포도처럼 줄줄이 연결된 다당류다. 과당은 과일이나 꿀에 소량 포함되어 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인간이 섭취하면 포도당에 비해 과당의 양은 무시할 만한 수준이다. 사과(5~7%의 과당을 함유하고 있다)와 밀, 감자 혹은 옥수수를 먹었다면 이때 과당은 포도당의 대사를 개시하는 신호 물질처럼 기능할 수 있다. 식물이 동물과 오랜 관계를 맺어 온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식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릴 전략을 선택했을 때, 이미 동물 운반자들의 약점을 알고 서로 동맹 관계를 맺은 것 같다. 포도당은 확실히 포유동물의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소량의 과당은 포도당의 섭취와 대사를 촉진시킨다.
과당의 섭취는 증가일로에 있다. 인류 진화의 역사에서 전후무후한 일이다. 최근 100년 동안의 인간사를 돌아보면 거의 대부분이 최초라는 명칭을 달 만하다. 최초의 전기, 최초의 자동차, 그리고 최초의 음식. 너무 빠른 변화는 우리 유전자의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다. 과당을 운반하는 단백질은 GLUT5와 GLUT2로 알려져 있다. 인체에서 이들 단백질의 발현은 대체로 낮다. 이들이 장내 세균에 어떤 영향을 미치든 아니면 간 조직에서 과도하게 지방을 축적하든, 우리에게는 어쩐지 낯선 일들일 뿐이다.
과당: 죽음의 단맛
과당은 단당류이고 우리 신체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과일에도 있고 옥수수나 꿀 등에도 많다. 과일을 통째로 먹을 때, 실제 그 안에 들어 있는 과당의 양은 많지 않고, 신체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과당은 매우 천천히 흡수된다. 또한 음식물을 먹을 때 같이 섭취하는 섬유나 다른 항산화제는, 설사 과당이 나쁜 영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중화할 수 있다. 문제는 정제로 고농도의 과당을 지속적으로 섭취했을 때 극명하게 드러난다. 과당은 당도가 매우 높고, 또한 설탕처럼 혈당을 높이지 않기 때문에 한동안 최선의 감미료로 여겨졌다.
과일이나 채소에 들어있는 소량의 과당은 포도당의 대사를 돕는다. 근육과 간에서 과당의 대사는 서로 다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식생활에서 인간이 섭취하는 과당의 양은 매우 적었지만, 현대인의 식품에는 약 10%가 과당이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high fructose corn syrup)은 55%가 과당이고 나머지는 45%는 포도당이다. 설탕은 과당과 포도당이 각각 반이다. 과당은 매우 싸고 양도 많다.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만. 거대화한 미국의 옥수수 산업이 과당의 가격을 매우 저렴하게 만들었고, 그 때문에 음식물 속에 들어온 과당의 양도 늘어났다. 과당은 그것이 어디에서 유래하든 체내에서의 동태는 똑같다. 토마토 1개에는 약 1그램의 과당이 있지만, 보통 크기의 병에 담긴 콜라에는 23그램이 들어있다. 큰 명에는 62그램 정도의 과당이 포함되어 있다.
모든 생명체의 물질대사의 기본은 포도당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의 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쓴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의 일부는 글리코겐의 형태로 간이나 근육에 저장된다. 글리코겐은 에너지를 단기간 저장하는 이상적인 형태다. 쉽게 포도당으로 전환될 수 있으며 무독하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인간이 선호하는 탄수화물이지만 약간 독성이 있다. 이 알코올 화합물은 거의 전부가 간에서 대사되지만, 포도당과는 사뭇 다른 대사 경로를 거친다. 그렇지만 과당과는 대사 경로가 유사하다. 과당도 거의 전부가 간에서 대사가 이루어진다. 간에서 과당의 대사는 ATP를 소모하고 요산을 만든다. 의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실험 결과를 보면, 과량의 과당은 약 30%가 지방으로 변하는 반면, 포도당은 거의 지방으로 전환되지 않았다. 과당을 일주일 정도 계속해서 먹은 학생들은, 인슐린 저항성이 올라갔고 혈중 트리글리세라이드의 농도도 두 배 증가했다. 음식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우리의 뇌는 먹는 것을 그만두라는 신호를 보낸다. 과당은 뇌에서 오는 이 신호의 크기를 줄여서 음식물을 계속 먹게 한다.
비만 및 고혈압은 혈중 요산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 육식이나 퓨린이 많은 식료품은 요산의 양을 늘린다. 요산을 올리는 또 다른 방법은 과당을 많이 먹는 것이다. 과당은 매우 신속하게 체내에서 요산으로 변한다. 뼈가 시리다는 통풍은 체내에 증가된 요산이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최근 들어, 혈압이 높고 비만하거나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은 요산이 높을 가능성이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반대로, 요산 수치를 낮추면 비만과 관련된 대사 질환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한다.
설탕을 많이 소비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700년대만 해도 인간은 1년에 평균 2킬로그램의 설탕을 소비했다. 1800년도에는 9킬로그램을, 1900년도에는 무려 45킬로그램이었다. 현재는 세계 인구의 25%가 넘는 사람들이 평균 95킬로그램의 설탕을, 말 그대로 입에 들이붓는다. 이런 설탕은 대개 과당이거나 과당이 많이 포함된 옥수수 시럽, 혹은 설탕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하루에 25그램 이상의 과당을 섭취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1년에 9킬로그램이 넘는 양이다. 캔음료 1개에 이미 하루치 권고량 이상의 과당이 들어 있다. 포도당은 함께 섭취한 과당의 흡수를 증대시킨다. 요산의 수치를 높이는 일반적인 음료는 맥주다. 맥주를 자주 많이 먹는 사람에게 흔한 복부 비만은 대사질환 환자의 복부와 형태적으로 유사하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과당을 발효시켜 알코올을 만들어 소비해 왔다. 최근에 쏟아지고 있는 연구 결과는 과당과 알코올의 유사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사의 측면, 쾌락을 유도한다는 점, 그리고 사회적 파급력 면에서 둘은 매우 닮았다. 과당과 에탄올은 대사되면서 지방산 합성의 재료로 사용된다. 만성적으로 이들 두 물질에 노출되면, 간은 염증을 동반하는 지질의 축적이 뚜렷해진다. 소위 말하는 지방간이 되는 것이다. 에탄올은 대사 과정을 거쳐 알데히드가 된다. 알데히드가 단백질에 무작위로 결합될 때, 과산소(superoxide)가 만들어진다. 일한 일은 과당이 단백질에 붙을 때도 일어난다. 과당도 뇌에 들어가면 알코올이 그러는 것처럼 습관성과 의존성을 키울 수 있다. 단맛을 추구하는 것은 진화적으로 오랜 관심사이지만 근자에 들어와서 더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과당은 간에서 대사와 중추 신경계에서 에너지 신호 간 악순환을 불러온다. 뇌에서는 계속 먹으라는 신호가 오고, 간은 계속해서 지방을 축적한다.
요산의 수치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자료에 따르면, 1920년대에는 3.5ml/dl이었던 것이 198년대에 정확히 두 배로 늘었다. 요산의 증가가 과당의 소비와 직결된다는 논문이 최근 <<간장학>>에 실렸다. 과당의 소비는 신체의 물질대사와 에너지 균형을 깨뜨리고 간 손상을 초래한다. 간 조직 내부의 ATP양이 떨어지고, 이는 비알콜성 지방간과 관계가 있다는 내용이다.
요산은 사실 위험 신호라는 큰 카테고리에 속하는 물질이다. 세포가 죽으면 세포 속에 있던 물질이 밖으로 새어 나온다. DNA와 RNA도 예외는 아니어서 세포 밖으로 나와 분해되면 퓨린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좀 더 분해되면 요산이 된다. 대표적인 위험 신호는 ATP이다. ATP는 만들어지는 곳에서 멀리 가지 못하고 사용된다. 그러나 세포가 파괴되면, 즉시 주변으로 퍼지고 주위에 이는 세포는 이웃 세포들이 죽었다는 것을 인지한다. 위험 신호는 위험하지 않은 신호와 구분된다. 생체 내부의 물질도 경우에 따라 위험 신호가 된다. 세포나 유기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양이 존재하면, 그것은 즉시 위험하다는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다. 포도당이 많거나, 과당이 많거나, 요산이 많은 것, 모두 예외 없이 위험 신호들이다. 문제는 이들이 따로 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당은 복잡한 경로를 거쳐 요산으로 대사되고 이 과정에서 세포의 ATP를 빠르게 소진시켜 세포를 죽게 한다. 그러므로 과당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세포는 에너지가 적은 상태, 일종의 세포 쇼크 상태에 일로 죽는다. 한꺼번에 상당수의 세포가 죽으면, 앞에서 말한 대로 세포 내용물이 나온다. 위험 신호가 붉은 등을 켜는 것이다. 그러면 염증 세포가 이들을 해치우기 위해 활성화되고, 몸은 염증 상태가 된다.
과당+ATP -> 과당1P+ADP
ADP -> IMP -> 요산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의 이합체다. 이 두 종류의 당을 섭취하면 과당이 훨씬 빨리 흡수된다. 반면, 식이 섬유는 장에서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과당의 흡수 정도를 완화할 수 있다. 생체가 만드는 가스의 측면에서 보면, 요산은 일산화질소의 합성을 떨어뜨리고 혈관이 팽창되는 것을 억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