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아작

단요 지음

2023년 6월 14일 발행

 

문윤성 SF 문학상이라는 다소 생소한 공모전이 있는 모양인데 문윤성이 누구인지 찾아보니 한국 최초의 장편SF를 쓴 작가인가보다. 그 작가를 기념하는 문학상인가본데 이 공모전의 3회 당선작이라고 한다. 소설을 자주 읽지는 않는데 서가를 둘러보다보면 손에 닿는 제목이 있다. 이 책도 그렇게 집게 된 작품이다.

 

예전의 SF소설은 어느 정도는 미래를 예견하는 기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현실의 변화가 소설적 상상을 뛰어넘기 시작했다. 지금은 뭘 상상하든 이미 현실은 그 앞을 빠르게 앞지르고 있는 것 같다. 통제불능이다. 미래예견적이고 신선해야 할 SF라는 장르가 빠르게 식상해지고 있는게 이상하지 않다. 그렇지만 식상해보이는 이야기라도 관점만 바꾸면 언제든지 그 생기를 되찾을 수 있다. 이 소설의 주 소재인 인공지능은 설령 여러 매체에서 많이 다루었다고해도 벌써 진부하다고 하기엔 아직 논의가 많은 것 같지만 있음직한 이야기를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인물들을 배치하여 그럴듯하게 풀어나가고 있어서 재밌었다. 이 소설이 인공지능을 다루고 있다 해도 그 중심에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대단하다해도 사람의 모습을 만들고 비추는 도구이다. 문제는 그 도구가 가끔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만든 칼은 잘 쓰면 유용하지만 작정하면 사람을 살상할 수 있듯이 사람이 만들어낸 인공지능 또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을 살릴수도 죽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 소설이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해도 그 이야기는 현재와 밀접하게 맞닿아있을 수밖에 없다. 

 

이 책은 240페이지는 소설이고 90페이지는 소설과 인공지능에 대한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는데 뒤의 에세이는 읽지 않았다. AI에 대한 심도 싶은 연구가 연구소에서 진행되고 있을테고 관심도 많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건 아니다. 소설은 재밌게 읽었지만 골치아파 보이는 에세이까지 읽을 의무는 없기에 고민않고 스킵했다. 에세이는 소설에 대한 심도 깊은 고찰을 원하는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어도 무방할 것 같다.

'읽은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  (0) 2023.12.14
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  (1) 2023.12.08
보석 천 개의 유혹  (1) 2023.11.27
농경의 배신  (1) 2023.11.20
부천괴담집  (0) 2023.11.07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