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퀘스트 켈리 하딩 작, 이현주 옮김

원제 The Rabbit Effect 2019년 출판

2022년 1월 28일 초판 발행

 

의료에 대해 생각할때 일반인뿐만 아니라 의료인들도 간과하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질병의 치료와 질병의 예방은 전혀 다른 영역이며 심지어 이 두 영역은 상충되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전혀 다른 이 두 영역을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현대의료시스템의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료영역은 질병의 치료에 대해서는 대단한 수준의 기술적 경지에 이르렀지만 질병의 예방을 담당하는 공중보건에 대해선 아직도 미흡한 점이 많다. 치료 영역에만 머물러있는 임상의들이 공중보건에 대해 접하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의 저자도 그런 것 같다. 진료실에만 있는 의사들은 환자들의 증상에 대해 교과서와 잘 맞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그 이유를 잘 모를때가 있다. 그 영역은 보건의 영역으로 진료실을 벗어나 사회를 들여다봐야만 알 수 있지만 의사들이 그 영역까지 감당하기엔 벅차긴 하다. 공중보건영역은 정책의 영역이고 정부가 개입해서 대규모의 예산을 투입해야 되는 영역이고 그렇기에 대단히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선 정치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진 않지만 사회문제가 곧 질병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생각한다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결국 정치밖에 없다.   

 

이 책에선 여러 분야를 겉핥기식으로 다루고 있다. 한 챕터당 한 분야를 다루고 있어서 깊게 다루긴 힘들어보였고 대략적으로 이런게 있다는 수준으로 쓴 것 같다. 개인적으론 많이 미흡했고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사회역학이나 공중보건학을 접한 적이 없는 독자에겐 입문서로는 괜찮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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