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펠릭스마틴 작, 한상연 옮김

MONEY: THE UNAUTHORISED BIOGRAPHY 2013출판

2019년 9월 9일 한국어판 초판 발행

 

경제서는 매년 쏟아지다시피 출판되고 있지만 경제서가 아닌 돈 그 자체를 진지하게 다룬 책은 별로 못본 것 같다. 돈은 누구나 쓰고 있지만 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답하기 어렵다. 돈만 놓고 생각해보면 과연 돈은 무엇인지 아리송해진다. 물고기는 물을 모른다는 속담을 들며 사람들이 돈을 쓰면서 돈이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돈이 무엇인지 물으면 그게 무엇인지 정의하기 어려움을 느낀다. 저자는 금융의 역사를 차근차근 짚으며 돈이 시대별로 어떻게 쓰였는지 그리고 그 쓰임이 어떻게 변했는지 설명한다. 저자가 무려 책 한권의 지면을 할애하여 돈을 설명하려 애쓰지만 돈을 경제학에서 분리하면 할수록 돈은 점점 더 추상적이 된다. 결국 돈을 설명하려면 경제학으로 들어가야 하기에 책 후반부는 경제학사와 함께 경제학의 비주류 학파의 학자들을 다룬다. 금융위기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이론을 제시했으나 주류 경제학자들이 밀려 잊혀졌다가 재발굴된 학자들 이야기는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경제학은 어렵고 그 이론들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어차피 천재 반열에 드는 경제학 석학들도 자신들이 만들고 연구한 경제학 이론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하는 것 같다. 천재적인 수학실력으로 무장한 경제학 석학들도 실제로 돌아가는 경제 앞에서는 돈을 쓰면서도 돈을 모르는 일반인과 별 차이가 없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가장 기억에 남은 건 금융 구조상 금융위기는 반드시 올 수 밖에 없다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이 책에 언급된 찰스 킨들버거의 '광기, 패닉,붕괴'를 다음 책으로 읽기로 결정했다. 역사를 살펴보면 많은 깨달음을 얻을수 있듯이 금융 위기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거대한 경제위기가 예상되는 현재에서 공황의 역사를 읽으면서 마음의 대비라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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