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노아 작

 

 

   글은 종이책으로 읽는걸 선호하지만 이제는 전자매체로 읽을 수 있는 글이 더 많기도 하고 이젠 대여점도 찾아볼 수 없는데다 종이책 출판은 인기작의 애장품처럼 제작되는 경향에 원자재 상승으로 책값도 부담스러워져서 별 수 없이 장르소설은 카카오페이지로만 읽는다. 네이버 시리즈도 이용해봤지만 쓰다 말았다. 그냥 카카페가 제일 접근성이 좋은 것 같다.뭐 잡담은 이정도로 하고.

 

   주로 시간죽이기용으로 웹소설을 조금 읽는데 우연찮게 접했다가 끝까지 읽은게 이 소설이다. 제목도 되게 양판형 소설같고 초반 내용도 양판형 소설이 맞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내용이 정말 흥미진진해진다. 이런 소설에서 대단한 문장력을 기대하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문장도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끝까지 일관된 주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던젼이니 탑을 오르니 하는 류의 현판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실제로도 거의 읽지 않지만 이 작품은 현판이 취향이 아닌 사람도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이 있었다. 

 

   소설과는 별개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웹소설 작업량을 생각해봤다. 찾아보니 웹소설 1권 분량은 25화 정도로 친다는데 웹소설 1화 분량이 4천에서 5천자 정도이니 25화면 4천자 기준으로 10만자가 된다. 장편소설 기준이 200자 원고지 1000매라는데 단순계산으론 20만자가 기준이겠지만 최소 기준은 10만자로 잡기도 하나보다. 웹소설 1권은 장편소설의 최소기준을 만족시킨다고 보면 되겠다. 이 작품은 외전없이 400화로 깔끔하게 완결됐으니 권수로 따지면 무려 16권에 달한다. 이런 소설을 3시간마다 1회 무료 서비스에 가끔 주는 무료 캐시로 소장권을 일부 사서 사실상 무료로 다 읽었는데 이럴 경우 작가에게 얼마가 돈이 가는지 궁금하다. 웹툰도 그렇다지만 웹소설 작가들도 이것저것 많이 뜯겨서 받는게 아주 적다고는 들었는데 이런 컨텐츠를 서비스로 팍팍 풀어버리면 작가가 돈을 받기는 하는지 의문스럽다. 이래저래 웹컨텐츠 업계가 말이 많다고는 들었지만 그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세한 사정을 알 수 없는 독자로서 이런 시스템으로 카카페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해진다. 왜냐면 이런 식으로는 절대로 오래 갈 수 없고  언젠가는 반드시 붕괴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시기가 바로 코앞에 와 있을 수도 있고.

'읽은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일사냥꾼  (0) 2024.02.13
애욕의 고전소설  (0) 2024.02.10
광기,패닉,붕괴 : 금융위기의 역사  (0) 2024.02.03
  (1) 2024.01.28
과일 길들이기의 역사  (0) 2024.01.20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