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함께 제임스 스콧 작, 전경훈 옮김

원제 Against the Grain 2017년 초판 발행

2019년 12월 24일 한국어판 초판 발행

 

책을 읽기 전에 저자의 약력을 살펴보면 책의 성향을 이해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저자는 특이하게도 정치학 석좌교수이면서 농경연구공동책임자이기도 하다. 정치학과 농경의 조합이 얼뜻 보면 잘 납득이 안갈 수도 있지만 이 두가지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책을 읽고 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인류학을 전공하지 않은 정치학자가 쓴 인류학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는데 저자가 역사적 대항서사의 대가라는 평판을 얻고 있는 것을 감안하고 읽으면 더욱 재밌다.

 

책의 서장을 포함해서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장은 전체 내용의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어서 책을 전부 읽기 힘들다면 서장만 읽어봐도 된다. 1장은 길들이기, 2장은 경관 조성, 3장은 전염병, 4장은 농생태, 5장은 인구 통제, 6장은 초기 국가의 취약성, 7장은 야만인들의 황금시대를 다루고 있는데 6장까지는 잘 서술하고 있는 반면에 7장만 어딘가 미완성된 느낌이 있다. 1장부터 6장까지는 각각의 장마다 한 학문을 이루고 있고 연구도 많이 된 것에 비하여 7장은 아직 여러모로 미흡한 부분이 많아 그런것 같기도 하다. 간만에 농경과 국가에 대해 신선한 관점을 접했고 저자 성향상 이 책이 학계의 주류 의견은 아니겠지만 그래서 이 내용들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학이나 고고학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아주 큰 틀에서 기존 지식을 재배열해볼수 있을 것이다. 설령 그 분야에 관심이 없다 해도 책 자체로도 읽는 즐거움이 있다. 간만에 좋은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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