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함께 윌리엄 사이러 작, 이재만 옮김.

 

2차세계대전이 왜 일어났느냐에 대해선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이유가 여러가지 나온다는 건 2차세계대전이 단 한개의 이유만으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이유로 인해 여러 일이 일어나 겹치고 그 일들이 우연히 겹쳐서 결국 엄청난 비극이 벌어졌을 것이다. 즉 그 시대에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면 그 시대를 일부분이 아니라 통채로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물론 한 시대 전체를 조망하는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저널리스트로서 나치독일 시절에 베를린에 주재했던 저자는 그때의 경험과 막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나치독일의 흥망을 히틀러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요약할 수가 없는데 이미 이 책 자체가 그 엄청난 시대를 최대한 압축하여 요약했기 때문에 내용이 궁금한 이들에게는 이 책을 일독해보라는 말밖에는 할 수 없다. 1960년에 처음 출간된 이 책은 63년이 지나서야 한국에 4권 총 2천페이지짜리 책으로 나왔다. 일독하기엔 좀 길지만 그럴 가치는 충분히 있다.

 

한국 출판계에서는 먼저 나와야 할 책이 나중에 나오고 나중에 나와야 할 책이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역자는 이 책 맨 마지막에서 말하고 있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더 늦지 않게 나와서 다행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3차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위기감 속에서  커다란 비극을 초래했던 2차세계대전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이제라도 대략이나마나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고나서 현 정부를 보면 쓰고 싶은 말이 엄청나게 많아지는데 그 말들은 굳이 이 곳에 풀어놓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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